어느날 밤에 과부가 홀로 방안에 앉아 있었는데 도깨비가
한 물건을 방안으로 던져 넣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것은
하나의 길고 큼직한 남자의 성기를 닮은 물건이었다.
과부는 내심 생각했다. "도깨비가 나를 동정하는구나"
손에 그것을 쥐고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라고
말을 하자 갑자기 건장한 사내로 변하여 불문곡직하고
과부에게 달려들어 운우지락을 맛보여 주고 다시 원래의
물건으로 되돌아갔다. 과부가 마음 속으로 크게 기뻐하여
가끔 그 물건으로 위로하였고 이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며
장롱 깊은 곳에 간직하였다. 간혹 필요가 있으면 꺼내여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라고 말하면 다시 사내로 변하여
음란한 일을 행하였다.
그 이후로 과부의 얼굴에는 항상 희열이 넘쳤다. 하루는
급한 일이 있어 다른 곳에 출타하게 되자 이웃집 여인에게
집을 잠시 맡겼다. 그녀 역시 과부로 살아 가장 가까운 사이였다.
이웃 여자가 우연히 상자 속을 열어보니
한 물건이 남자의 성기와 흡사했다. 그녀가 놀라서 말했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그러자 갑자기
사내가 나타나 억지로 자신을 범하고 다시 원래의 물건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놀랍기도 하고
좋기도 해서 마음 속으로 큰 보배로 일컬었다. 주인여자가
귀가하자 이웃 여자가 앞서의 일을 사실대로 고하니
두 여인 사이에 정이 소원해지고 질투로 다투게 되었으므로
드디어 관에 소송했다.
원님은 그 물건을 자세히 보더니 한개의 양물이었다. 원님이
웃으며 말했다. "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그 물건은 갑자기 변하여 여러 사람 앞에서 원님을 겁간하니
원님이 노하여 감영에 고했다.
감사가 말했다. "어찌 이와 같은 이치가 있겠는가?" 곧 물건을
들이게 하여 그것을 본 후에 "이상하구나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그 물건은 갑자기 변하여 건장한
사내가 되어 억지로 감사를 겁탈했다. 감사가 크게
노하여 이 요물을 방임한다면 인간 세상을 소동케 하겠다며
불에 태웠으나 타지 않고 끓는 물에 담가도
익지 아니하여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감사는
그 물건을 그 과부에게 되돌려 보냈다.
